위 사진 한 장으로 무엇이 보이시고,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요?
- 베꼈네.
- 세월... 참. 저거 나왔을 땐 가지고 싶어도 못 가졌는데.
- 진정한 혁신이 보이는군.
위 사진에서 보이는, 애플의 뉴튼 메시지패드(MessagePad)는 1990년대 제품입니다. 대학교 학부 때, 선배 한 명이 미국에서 사서 와서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멋있어 보였죠. 메시지패드에서 보이는 스타일러스는 그냥 막대기 비슷합니다. 굵고 투박하네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제품이네요. 아직도 버리지 않고, 이걸 소유하고 있었던 사람도 대단합니다. 새로운 전자기기면 득달같이 달려 들어서 샀다가, 몇 년 쓰다가 다른 업그레이드 제품이 나오면, 어떻게든 처분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가면서, 얼리 어답터(early adaptor) 이니까 당연한 것이라고 스스로 정당화한 적이 몇 번이던가요.
얼마 전에 몇 년 쓰던, 잘 동작하는 블랙베리를 이베이로 팔았습니다. 요샌 블랙베리가 인기가 없어져서, 이베이로도 한참동안 팔리지 않더군요. 회사 사람들이, 구입 날짜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함께, 한 10년 정도만 묵혀 두면, 나중에 소중한 골동품(antique)이라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삼성전자도 애플의 뉴튼보다는 늦지만, 통신 기능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 스마트폰을 팔았습니다. 한참 주식 시장이 각광받을 때, 손 안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면서, 흑백 화면으로 된, 초기 스마트폰이었는데, 지금과 달리, 여러 앱을 사용자가 맘대로 더할 수가 없는 단점이 있었습니다만, 대롱대롱 달려 있는 스타일러스로 여기 저기를 꾹 꾹 누를 때, 참 좋았더랬습니다.
초기 버전의 PDA에서 스타일러스를 가졌던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마우스나 여타 입력기 없이 손으로 눌러서 입력하는 방식으로 기초한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S-pen 이라는, 정말 밋밋한 이름을 가진 스타일러스를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채용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소니의 태블렛에서도 스타일러스가 있지요. 아이폰의 성공 이후에, 너도나도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 그리고, 두 개의 손가락을 움직이는 펀치 줌(punch zoom)에 함몰(?) 되어 있을 때, 삼성전자는 다시 스타일러스를 꺼내 들었습니다. 과연 스타일러스는 다시금 휴대기기에 붙어서 그 위력(?)을 발휘할까요?
요새 많은 소비자들이, 많은 시간을 휴대기기 화면을 보면서, 손가락을 여기 저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도 당연한 트랜드라고 생각한, 손가락을 이용한 입력이, 스타일러스를 다시 쓰기 시작한 이후, 좀 다르게 보였습니다. 키보드 자판을 위에서부터 누르는 자판 입력보다, 손가락 지문 부분을 화면에 대고 쓱...쓱... 긁는 행동 자체가 피로도가 있다는 게 보이네요.
다행히,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지 않아서, 그 피로도가 쌓이지 않다는 것일 뿐인 것 같아요. 1990년대, 개인용 데이터 도우미 (PDA, Personal Data Assistant) 가 처음 시작할 때, 거의 대부분의 모델들이 스타일러스를 채용하였죠. 펜과 종이는 인류 문명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도구들이고, 이들 중 종이를 전자 화면으로 대체하면서, 펜을 스타일러스로 바꾸었던 것인 것 아닌가요.
도구가 주는 편안함...
갤럭시 노트 2를 사서, S-note에 처음 써본 글씨였습니다.
사진 보고는 "대건인 좋겠다"가 먼저 떠오르는데...
답글삭제글을 보고는 "테그가 글 보다 기네"가 떠 올랐음... ^__^
퇴근하기 전에, 생각이 나서 올려 놓았던 거죠.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