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미국에서 이거 유명해?" (1)

"미국에서 이거 유명해?" 라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이 질문이 쉬운 것 같지만, 분해해 보면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1) "유명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이 질문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거 가 사람이든, 무엇이든, 미국 사회에 알려 졌다는 것 자체는, 경제적인 이득이 있습니다.  상품의 경우, 미국에서 잘 알려진 경우, 미국 문화의 전파력을 타고, 미국 외 나라에서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니까요.  다만, 미국이 마치 세계의 중심이고, 변방에 사는 사람들이 중심 무대에 가서 괜히 인정받고 싶어하는 경우는 아니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사회가 이거를 알아 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단, 미국에서 잘 나가고, 유명해지는 것이 경제적, 문화적 성공을 알려 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2) "미국"
또한, 위 질문의 또 하나 맹점은 "미국"을 어떻게 정의하냐는 것입니다.  보통 미국에 대한 질문 답할 때, "미국에서는 말이야..." 라고 말하면,  "내가 직간접으로 경험하고, 살아본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는 말이야... 라고 새겨 듣는 편이 났습니다.  "일반적인 미국"을 정의하기는 힘듭니다.  엄연히 다른 주(state)가 여러 개 모여서 된 것이 미국이고,  각 주에는 사법기관, 행정기관, 입법기관이 다 따로 있습니다. 각자 헌법도 따로 있고, 교통법규도 조금씩 다르고, 운전면허증에 나와 있는 번호 체계 등등 다 다릅니다.  흔히, 미국을 경험한 사람이...미국에서는 말이야... 라고 말하면... 아... 네가 살았던 그 동네에서 말이지...하고 알아 들으시기 바랍니다.

3) "이거"  (예:  비, 싸이, 빅뱅, 김연아, 삼성전자, 갤러시 폰, 현대 자동차, 엘지TV, 반기문, 박근혜 . . .)


이 질문에서 이거 는 대부분 한국에서 발행되는 신문 등의 매체들을 통해서 미국 시장에서 떳다 라고 한국 사회에 알려진 것이지요.

  • 비(rain)

제일 부풀려진 것이, 군법회의에 회부되어서, 가장 약하다는 7일 근신을 받은 비(rain)가 아닐까요.  참고로, 제가 일하는 직장의 이** 씨 (여성, 20대 후반)는 비 가 누군지 모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대학교 이후로 미국에 살기는 했지만, 모릅니다.  제가 만났던 미국인들도 거의 대부분 모르는데, 혹 아래 영상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AiYPbm33Gk


여기 영상에 나오는 Stephen Colbert는 미국 Comedy Central 이라는 채널에서 토크쇼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유명인이기는 해도, Comedy Central 이라는 것이 케이블 채널이다보니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은 아닙니다.  여기서 그냥 코메디 소재로 쓰였지요, 비(rain)가 말이지요.

  • 김연아

아... 안타깝게도 제가 만났던 사람들은 모르더군요.  딱 한 명이 피겨 스케이터 선수인데, 일본 선수하고 라이벌인 친구 정도로만 기억하더군요.


  • 싸이


잘 아시겠지만,  미국에서도 전국구 스타입니다.  지하철에서 미국인들이 싸이에 대해서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근데, 강남스타일 덕분에 떳기도 하지만, 강남스타일 이후에도 계속 인기가 지속될지는 모르겠네요.  한국 사람이라는 것도 대충 아는 분위기이구요 (한글 가사 때문이지요. 한글 가사가 아니었다면, 일본, 중국 사람으로 오해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 반기문 총장

미국아이들이 뭔 관심이 있겠습니다.  가끔 뉴스에 나와서 항상 영어로 인터뷰하니까 한국 사람인지, 다른 나라 사람인지 모르죠, 뭐.


  • 삼성전자

삼성전자 (그리고, LG 전자)가 한국 회사라는 건 대부분 알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미국에서의 한국 것들의 인지도를 알려면, 공공 방송 (NPR, PBS)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여기 저기에 휘둘리지 않아서 객관적일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을 처음 생각한 1월 8일 아침에 운전 중에 NPR 라디오를 듣는데,  첫 소식이 삼성전자의 매출, 순익에 관한 뉴스부터 시작하더군요.

http://www.npr.org/2013/01/08/168853283/business-news

"NPR's business news starts with record profits for Samsung.  Samsung Electronics announced profits of more than $8 billion for the final quarter of 2012. That's a 90 percent increase from that same period last year. It's also the fifth consecutive quarter of record profits for Samsung.

STEVE INSKEEP, HOST: The company's success is largely thanks to its Galaxy smartphone. That line of phone helped Samsung become the world's biggest phone maker surpassing Nokia last year."

미국에서의 삼성전자 인지도는 비약적인 발전입니다. 대표적인 retail 업체인 Best Buy에 가보면, TV 섹션의 맨 입구에, LG 전자, 삼성전자 TV가 있고, 일본업체 Sony, Panasonic보다 비싸게 팝니다.

지난 주말에 집 근처 Costco에 갔는데, TV에 연결하는 스피커의 일종인 Sound Bar를 매장에서 팔더군요. 삼성전자 것이 200불 대였는데, 소니 것이 50불 더 싸더군요.

수 년 전의 업체 간 위상을 생각하면, 정말 상전벽해입니다.


다음에 좀 더 쓸께요.

댓글 2개:

  1. 좋은 지적.. 한국은 서울이라는 정치,문화,경제의 총집결지가 있으니까, 서울에서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그렇다는 말이 대체로 성립되지만, 미국은 그렇게 싹뚝잘라서 '미국에서는 말야..'라고 하는게 어불성설이지. 연방정부에 관련된 얘기는 전체 미국에 대한 얘기라고 할 수는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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