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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보고 나서나 알았다 왜 이 영화에 홀딱 빠졌는지...
가사도 못 알아 듣는 수준으로 2004년 영국에서 뮤지컬을 봤지.
그래.., 오페라 유령과 견줄만한데... 무대 장치는 좀 약해 정도 감동이었어...
2013년, DVD를 통해 어느정도 예습을 한 후 우리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판틴... 노래 연기 모두 잘하네.. 그리고, 마리우스...
갑자기 뺨으로 흐르는 눈물에 몰라 몰라 살짝 당황했지...
이유도 모르게 순간 순간 감정이 북받혀 오르는게 참기 힘들더라고.
그래서 혼자 신나서, 친구 부부들을 꼬셔서 한번 더 보러갔지.
근데 영화 보는 내내 친구들의 반응이 영 신통지 않은거야.
"영화 잘 봤습니다"
어... "잘 봤습니다?"
얼래 이거 뭐 지루한 예술 영화 한편을 본 후의 반응이 잖아.
그뒤 두어시간 술을 나누면서도 영화 얘기는 없었다. 왜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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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정권하에 역사를 바꿔야 한다는데 올인했던 80학번대 선배들.
문민 정부 이후, 바뀐 역사위에 서 있던 90 중후반대 학번 후배들.
군사정권의 끝물을 경험한 90년대 초반 학번.
나?
운동권?
거리가 있었지. 하지만...
전경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 공학관 앞에 의자와 책상으로 바리케이트를 쌓았던 일.
최류탄과 곤봉을 피해 꼭 닫힌 직원 사무실 문을 열어달라고 눈물, 콧물 흘려가며 외쳤던 일.
동아리방 복도 한쪽 구석에는 늘어서 있던 화염병들.
선배들이 거리로 나서자 할때마다 늘 했던 갈등.
선배들이 성취에 온 민주화 행진에 급브레이크가 걸려 혼란스러웠던 시간들.
이상을 쫗는 순수함이 부러웠지만, 변해가는 세상을 조금씩 느꼈던 우리들.
마리우스... 처럼... "나는 여기 남아 너희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외치고 싶었지,
또 세상에 목숨을 걸만한 이상이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진 이들이 부러웠고.
한편으로는 지금이 아니면 날아가버릴거 같은 코젯/현실을 놓칠까 안절부절했던..
나이가 든 지금 막연하게 그런 갈등이 있던 그때가 부러워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생각이 여기까지 다다라서야
서너살 차이나는 친구들은 격지 못한일이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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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리케이트 장면 볼 때 항상 울컥하데. 뮤지컬로 볼 때도 그렇게 영화로도 그렇고.
답글삭제항상 반 발짝 쯤 뒤에서 퇴로 먼저 확인했던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일까...
그 영화를 보고, '딸에 대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하더라.
세상일이란 게 결국 다 자기 안에 있는 거울에 비춰보게 되는데, 이런 걸 진작 알았다면 어릴 때 좀 더 열심히 살아서 가슴 속에 거울을 많이 갖게 되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래서 나이들면 잔소리가 많아지게 되나보다.
맞아요. 첫번째 보러 갈때 미라랑 같이 가서 더 짠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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