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작업복의 사내들이 기다란 장대끝에 달린 톱을 들고 내 윈도우 앞을 서성인다...
봄이 오니 슬슬 가지를 칠 모양인가 보다.
"사무실 앞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 잘 보이게 깔끔하게 쳐주세요."
한참을 서성이더니, 톱으로는 안되겠다 싶었던지, 위이잉..., 전기톱을 들고 나섰다.
가지를 하나 둘 쳐낸다.
근데... 어...
"이거 너무 짧게 치는거 아냐"...
결국 나무 기둥을 쳐내려가기 시작하더니 뿌리까지 뽑아냈다.
"이것도 생명인데..."
그러더니 다른 나무들은 내버려두고 가버리네. 헐.
시원해져서 좋기는 한데 말야... 뭐야? 왜 그 나무만...?
다음날 출근해보니 그 자리에 작은 나무를 심어놨다.
스쳐가는 기억에...
전에 있던 나무에는 기생하는 이끼까 많이 있었던거 같다.
화창한 봄날에 기분이 씁쓸해진다...